161128 크로스핏 제스트 서바이벌 참가 후기 - 팀 헬스쟁이

Author : 힘토끼 / Date : 2016. 11. 28. 22:55 / Category : 힘토끼/Log - Daily & Random




안녕하세요~ 제스트 서바이버에서 헬스쟁이팀으로 출전한 자리입니다. 

처음 참여할 때에는 "박스에서 이벤트를 한다고 하니, 그냥 한번 참가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지난 한달이 넘는 시간 동안 제 삶에서 제스트 서바이버는
참 큰 의미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제스트 서바이버가 끝난 지금까지도
그저 박스에서 열렸던 작은 이벤트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제겐 
그렇지 않은 소중한 추억으로 기억될 것 같아 몇 자 끄적여봅니다. 

어제 저희 헬스쟁이 팀은 저희들도 예상치 못한 성적을 거둬 시합 내내 환호에 
젖어있었습니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 누구 하나 광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실, 지나치게 밝은 척, 힘들지 않은 척 했었지만 사실... 어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이벤트가 진행되면서 몇몇 분들이 "1등하려고 팀 짜서 나온거 아니냐"는 조용히 
얘기 나누는 것을 몸 풀다가 들었는데... 저희는 1등을 목표로 나온 팀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저희는... 본 서바이버를 통해 발전했고, 그 결과 운이 좋게도 1등을 차지하게 된 팀입니다. 
저희의 본래 목표는 5등이었고, 솔직한 말로 "이벤트 3만 1등하자, 헬스쟁이의 자존심이다"는
생각으로 시합에 임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 떡?! 생각치 못하게 로잉에서 1등을 하니 
"우리 잘하면 1등도"란 생각에 파이팅하게 됬고, 2번째 와드에서도 1등을 하면서 
"최선은 없다... 후회없이 영혼을 불태우자"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랬더니... 예상 밖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던 것 같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홍극이형과 저는 보디빌딩에, 그리고 성민이 누나는 피트니스에 
기반을 두고 있어 사실상 크로스핏과는 다른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저는 일주일에 많이 해봐야 1-2번 크로스핏이 가능하고, 형과 누나도
각자 본업에 충실하기 때문에 이벤트 와드를 한번 연습조율을 하기도 힘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팀을 꾸린 이유는 크로스핏터들 사이에서 '헬스쟁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들은 그걸 재밌게 이용해보자는 취지로 팀을 꾸렸고, 
그렇게 이번 제스트 서바이버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헬스쟁이라는 배에 몸을 싣고 제스트 서바이버라는 여행을 한달여간 하다 보니, 본 이벤트를 
만들어 준 코치님들과 참여/응원해준 제스티안들에게 너무 감사한 점이 많아 글로나마 몇 자 적습니다.  



크로스핏 제스트 서바이버 예선 첫번째 와드. 

제서의 매력포인트 1. 서로가 서로에게 코치이자 동반자로. 지속적인 동기부여는 발전의 장으로.
저는 살면서 이렇게 열심히, 그리고 열정적으로 크로스핏이란 운동에 빠져본 적이 없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운동하는 것을 목표 설렁설렁 다니고 있었는데... 일단 TEAM이 꾸려지고 나니 조금이라도 
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함께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생기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한 이벤트별 구체적 
목표 또한 설정되니 한번이라도 더 운동을 나오려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팀원 저마다 잘하는 것과 잘하지 못하는 것이 명확했기 때문에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함께 
발전할 수 있던 기회의 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이벤트가 진행될 때마다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각각 후기를 적었었는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예선에서부터 본선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벤트에서 
적어도 한 가지씩은 발전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평소 운동할 때보다 극한 상황으로 스스로를 푸쉬하다보니 
모르던 요령을 몸이 스스로 찾아가고, 내게 부족했던 점들이 하나씩 채워지니... 너무 뿌듯하더라고요. 



제서의 매력포인트 2. 참가자 간에 한걸음 가까워지는 관계로!
제스트 서바이버 전, 홍극형님과는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하는 정도의 사이였지만 성민누님과는 일면식도 
없던 사이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첫번째 이벤트 와드를 진행했었는데, 박스점프오버를 정~~말 못하는 
저를 보면서 멘붕이 온채 멍하니 바라보던 성민누님의 차갑고도 멍~~한 눈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리곤 잘 하자고 화이팅을 외치셨지만 제겐 "너 똑바로 해!"로 들렸드랬지요 ㅋㅋㅋ
처음에는 사실 조금 서운하기도 했었습니다. (이제야 말합니다 누님 ^^) 처음보는 사이이고, 저는 
크로스핏에 완전히 문외한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경험이 부족한 사람인데... "나에 대한 기대치가 혹시 
크셨나? 나는 즐기고 싶은데"라는 생각에 걱정이 들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함께 호흡하는 횟수가 잦아지다 보니 
솔직하게 의견을 말해주는 모습이 
좋아지고, 연습을 할 때 누나의 표정이나 코멘트 하나하나가 제게 동기부여로 다가오게 되면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이번 제서에서 제가 성장할 수 있던 이유는 아빠같은 성민누나와 
엄마같은 홍극형님이 계셨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화가 끊이지 않았던 우리들의 단톡방. 앞으로도 이 방은 계속 유지되길 바랍니다 ^^)



  하지만, 제스트 서바이버는 단순 팀원간의 사이를 좁혀준 것뿐만 아니라, 박스 전체 회원들의 사이를 
가깝게 만들어 준 좋은 계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한번도 본 적이 없는 회원이어도 이벤트 연습을 하고 있으면
"연습은 잘 되십니까?" 묻게 되고, 이벤트 영상을 촬영하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하나 더!!!"라면서 응원하고
있게 되더라고요. 또한, 제가 잘 하지 못하는 부분에 있어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시려고 하면 얼마나 
고맙던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얼굴과 이름도 익히고 말이죠. 

(성광이형님과 홍극형님, 문휘형님, 석범형님, 그리고 용해의 원포인트 레슨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직도 225lb에 갖혀버린...슬픈 클린의 비밀을 풀지 못하고 있었겠죠... 앞으로도 많이 
가르쳐주세요 ^^ 다른분들도 혹시 제가 박스에서 운동하는데 "다르게 하면 더 잘할텐데" 싶은게 
있으면 바로바로 훅훅 말씀주세요! 스펀지처럼 쏙쏙! 흡수하겠습니다)



크로스핏 제스트 서바이버 예선 두번째 와드. 

제서의 매력포인트 3. 편식하던 운동도 골고루!
저는 양쪽 십자인대가 나간 이후로 무릎이 아프다는 핑계로 유산소 운동과 스쿼트 종류의 운동을 
등한시 했었습니다. 유산소로 관리해야 할 체지방은 운동강도나 식단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보디빌딩으로 굵어져버린 하체는... 가늘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옷 좀 입어보려고)

그런데!!! 팀원들과 함께 하다보니 조금이라도 내 몫을 더 하기 위해 열심히 하게 되었고... 제가 
등한시 하던 동작들이 제가 잘하는, 혹은 좋아하는 동작이 되어버린 놀라운 변화를 발견했습니다. 
본래 월볼샷을 너무 싫어했는데... 지금은 가장 편한 운동 중 하나가 월볼샷이 되어버렸고, 
로잉을 지루해서 재미 없었는데, 페이스 조절을 하면서 요령을 하니.. 가장 재밌는 운동이 되어버렸습니다. 
더블언더는 안한지가 2년이 되었는데 새로운 줄넘기를 사고 나니~ 이번 서바이버땐 100개나 했네요 ^^! 
다른 이벤트 와드가 나왔다면 다른 동작들과 더 친해질 수 있었을텐데... 다음 서바이버가 기대되는 
큰 이유중의 하나입니다. 



크로스핏 제스트 서바이버 예선 세번째 와드 1차시기 (저를 통닭으로 만들어준^^) 

제서의 매력포인트 4. 소속감은 나의 힘!
사회생활을 하면서... 동료나 주변 사람들에게 힘을 받는다거나...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저마다 각자 다른 상황에 처해있을 지라도,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사고로 자신의 상황을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남과 진정한 교류를 한다는 마음의
여유가 없지요. 저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람들과 있어도 외롭고, 뭔가 헛도는 느낌을 많이 받으며 
반복되는 일상에 회의를 느끼고 있었다랄까요. 
그런데, 헬스쟁이 팀의 팀원으로써 내가 원하는, 내가 좋아하는 어딘가에 속해 있다는 
긍정적인 소속감을 갖게 되었고, 덕분에 언제 봐도 즐거운 사람들과 함께 호흡할 시간을 기다리며 즐거운 
한달여를 보낸 것 같습니다. 이점 홍극형님과 누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런 좋은 감정/에너지는 이벤트에도 영향을 줬는데, "누나나 형이 하나 더 하실 바에는 내가 하나라도 더 
하자"는 저 나름의 책임감을 자발적으로 갖게 되었습니다. 때론, 형님과 누님은 제가 조금 더 한 부분에 있어
미안해 하시는 눈치였지만, 제게 더 많은 할당량을 기대한 이유는 저를 믿어주셨기 때문이라 
생각하여 되려 감사했고, 그런 기대에 부응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발전이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크로스핏 제스트 서바이버 예선 세번째 와드 2차시기


글을 마치며...
제스트 서바이버는 제가 살면서 경험해 본 많고 많은 축제들 중 가장 재미있고, 익사이팅했던 축제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살면서 처음으로 크로스핏이란 운동 종목에서 MVP도 타보고, 이젠
가족처럼 편해진 좋은 누나, 형님과 1등도 함께 하고... 너무 행복했습니다. 

뒷풀이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새벽 4시더군요. 차타고 집에 오는 길에, 그리고 샤워 후 침대에 누웠을 때, 
그리고 새로운 한주의 시작이 코앞에 다가온 지금도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합니다. 클럽에서 밤새 놀고
새벽녘 밖에 나왔을 때, 아직도 내 귀엔 베이스가 울리는 듯한 그런 기분이랄까요?

금요일까지만 하더라도 제스트 서바이버가 빨리 끝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왜냐면... 크로스핏이 
제 뇌 할당량의 80프로는차지하고 있었거든요. 아마 보신 분들 있으실겁니다. 
하루 18시간은 제스트 카페에서 죽돌이하고 있던 저를 ^^

그런데 막상 제스트 서바이버가 끝나고 나니 너무 아쉽습니다. 가장 아쉬운 것은 내년에는 
우리 홍극형님과 성민누나와 한 팀으로 출전할 수 없다는게 너무 아쉽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팀 헬스쟁이는... 혹시라도 박스대항전이나 뭔가 다른 이벤트가 있으면 꼭 다시 뭉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쓰고싶은 말은 너무 많은데... 이미 너무 많이 써버려서... 더 쓰면 왠지 처음 제 글을 보는 사람들은
"뭐 하는 놈이지...." 싶으실 것 같아 이만 줄여야겠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또 센치해지네요. 
하... 저는 헬스쟁이가 아니고 센치쟁이였나봅니다. ^^ 

아무쪼록 좋은 이벤트를 만들어주신 제스트 코치님들과 회원님들께 다시금 감사드리며, 제게 오래도록 
기억될 추억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준 성민누나와 홍극형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우리
가깝게 지내요. 꼭이요~~!!! (제서를 통해 더욱 가까워진 코치님들과 석범형,문휘형,용해,성광형,상연형,
선희누나,근비,별라,은주 등 모든 분들도!!) 

내년엔 이번에 상위권에 있던 팀원들끼리 팀을 꾸리지지 못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만들어
팀 조직에 팀원섭외대전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신에 팀 간의 수준차를 좁히고
정말 아무도 예측할 수 없던 서바이버가 될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내년에는 어떤 분들과
또 어떤 추억을 만들 수 있을지... 그리고 그때까지 제가 얼마나 발전해 있을지 많이 기대되네요.

혹시라도 이번 서바이버에 참여하지 않으셨던 분이 계시다면 제 글이 내년 참석에 1%라도  
영향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좋아하는 운동, 그리고 제스트는 항상 옳습니다. 

꼭 하시는겁니다 ^^ 

모두 수고하셨고, 편안한 밤 되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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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토끼

안녕하세요, 페이스북 커뮤니티 '헬스쟁이'의 운영자이자 힘토끼란 필명으로 2008년부터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 '힘토끼'입니다. 여러분과 같은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이지만, 많은 분들의 건강한 생활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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