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뉴욕에 도착한 카린과 남편은 다음 날 오후 함께 피자 몇 조각을 사서 센트럴 파크와 그 유명하다는 5번 가 사이를 걸어다니기로 했다. 점심을 먹고 난 후, 시내를 조금 더 돌아보려고 했을 때 카린은 가슴 아픈 장면을 목격했다.
한 노숙인 남성이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 모습을 차마 두고 볼 수 없었던 카린은 그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그의 초라한 모습에 가슴이 너무 아픈 나머지, 카린은 남아있던 피자를 주면서 너무 식어서 미안하다고까지 말했다.
“그가 봉지 안에 뭐가 들어있냐고 묻길래 영어와 프랑스어를 반쯤 섞어서 대답했던 것 같아요. ‘피자가 너무 식어서 미안해요’ 라고 말이에요. 그랬더니 그 사람이 ‘정말 감사합니다. 복 받으실 거에요.’ 라고 하더라구요."
카린은 물론 그 노숙자 남성이 누구인지 전혀 몰랐다. 그런데 이틀이 지난 후, 사건의 전말이 밝혀졌다. 그날은 아침부터 누군가 호텔 방문이 부서져라 두드렸다. 카린이 아직 잠이 덜 깬 상태로 방문을 열었을 때 호텔 직원 한 명이 서 있었고, 그의 손에는 모닝 커피와 신문이 들려있었다. 부르지도 않았는데, 생각하던 카린에게 직원은 신문에 실린 사진 한 장을 보여주었다.
피자를 주고 받는 카린과 노숙자 남성의 사진이었다. 그런데 그는 사실 노숙자가 아니라 리처드 기어(Richard Gere)였다. 재산이 몇 억 달러 정도 된다는 그 리처드 기어 말이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카린은 리처드 기어가 새 영화 ‘Time out of Mind’를 촬영하고 있던 세트장에 자기도 모르게 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노숙자 역할을 연기하고 있던 리처드 기어에게 식은 피자를 건네줬던 것이다. 그렇지만 리처드 기어와 영화 스탭들에게는 이 장면이 촬영 방해가 아닌, 아직 세상에는 따뜻한 마음이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순간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기도 한 이 이야기를 모두의 마음이 따뜻해지도록 주변 사람들에게도 공유해주시길.
원문URL : http://www.hefty.kr/homelss-man-in-ny/